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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대화] (Dialogue in the Dark)

remlin 2010. 4. 4. 20:44

2010.4.3

경사대의 연으로체험전 [어둠 속의 대화]에 다녀왔습니다.

어둠 속에서는 90분이 꼭 30분 같이 너무 짧았답니다.

시각이 사라지면 시(간 감)각도 사라지는 건지...

기회가 닿는다면 가보시라고 권하며 보고서로 쓴 글을 옮겨봅니다.

- 제목: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Me2Day에서 [어둠 속의 대화]에 대해 느껴지는 이미지에 대해 한 줄 남기기 이벤트가 있었을 때 남겼던 글을 먼저 옮겨 본다.


‘지금 내리는 비를 예로 들면, 단순히 떨어지는 물방울에서 차가운 액체, 축축한 느낌, 습기어린 향, 툭툭 살갖과 주변을 스치는 소리 등등으로 비의 존재영역이 확장될 것 같다. 그렇게 넘쳐나는 감각으로 내가 살아 있음을 몸서리 치게 느낄 수 있을 듯. [잠수복과 나비]의 장 도미니끄 보비처럼 갖힘으로서 열릴 수 있을 거 같다.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 속 보행제처럼 함께하는 어둠 속에서 서로가 곁에 있음이 빛이란 사실을 깨달을 거 같다. 두려움이 떨림으로, 다시 연결과 동행과 친밀감으로 숨겨졌던 나와 우리를 발견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래서 경험해 보고 싶다. 어둠 속의 대화… 어둠과의 대화이자 그 안에 내포된 나와 우리의 대화를…’


윗글 속의 '~같다'를 '~다'로 만들고 왔다. 엄밀하게 말하면 상상, 그 이상이었다.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체험전이었고, ‘마음이 웃고 눈이 춤추는 공동체’*의 경험이었다. 눈이 춤추는 것만 보이던 세상-빛-에서 마음이 웃는 것도 볼 수 있었던 세상-어둠-을 만나고 왔다.


보통 일반인의 세계에선 장애인이 도움을 받아야 할 존재로 여겨져 왔지만 오히려 어둠 속에서는 평상시 시각만을 의지했던 7명의 탐험자가 사(四)감에 민감한 시각 장애인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결국 우리는 청각, 촉각, 후각, 미각 장애자였던 건 아닐까. 어떻게 보면 결국 장애와 비 장애의 구분은 상황의 차이 일 뿐 어둠 속에선 우리가 장애인이었다.


진짜 공동체를 만들려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 다름을 이유로 구분의 잣대를 들이댈 경우 그건 가름을 만들뿐. 각자의 나름이 모여 우리란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경험이었다. 보통 어둠은 소통을 가로막는 담, 벽, 거리, 장애를 만드는 요소로 인식되지만 오히려 어둠이 인식의 장벽을 깨는 깜깜한 밤의 축복을 내려줬다. 그러므로 이어지는 서로의 존재, 누군가가 또 다른 누군가의 등을, 몸을, 손을 만지므로 길이 탄생한다. 로드마스터가 어둠 속에서 잡아주던 손의 감각, 부드러움, 따스함, 사려 깊음을 잊을 수 없을 듯하다. 또한 입학식에서 만난 S 선배님께서 말씀하셨던 열 손으로 본다는 말의 백 분의 일이나마 보고 느끼고 올 수 있었다. 고마운 경험이었다.


*마르바 던, [희열의 공동체] 중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