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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오늘밤 나는 쓸 수 있다 by 파블로 네루다

remlin 2010. 2. 13. 09:32


오늘밤 나는 쓸 수 있다 제일 슬픈 구절을.

예컨대 이렇게 쓴다. "밤은 산산이 부서지고
푸른 별들은 멀리서 떨고 있다."

밤바람은 공중에서 선회하며 노래한다.

오늘밤 나는 제일 슬픈 구절을 쓸 수 있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고, 때때로 그녀도 나를 사랑했다.

이런 밤이면 나는 그녀를 품에 안고 있었다.
끝없는 하늘 아래서 나는 연거푸 그녀와 키스했다.

그녀는 나를 사랑했고, 때때로 나도 그녀를 사랑했다.
누가 그녀의 그 크고 조용한 눈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늘밤 나는 제일 슬픈 구절을 쓸 수 있다.
나한테 이제 그녀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그녀를 잃어 버렸다는 느낌에 잠겨.

광대한 밤을 듣거니, 그녀 없이 더욱 광막하구나.
그리고 詩가 영혼에 떨어진다 목장에 내리는 이슬처럼.

내 사랑이 그녀를 붙들어 놓지 못한 게 뭐 어떠랴.
밤은 산산이 부서지고 그녀는 내 옆에 없다.

그게 전부다. 멀리서 누가 노래하고 있다 멀리서.
내 영혼은 그녀를 잃은 게 못마땅하다.

네 눈길은 마치 그녀한테 가려는 듯이 그녀를 찾는다.
내 가슴은 그녀를 찾고, 그녀는 내 곁에 없다.

같은 밤이 같은 나무를 희게 물들인다.
그때를 지나온 우리는 이제 똑같지가 않다.

나는 이제 그녀를 사랑하지 않고, 그건 그렇지만,
허나 나는 얼마나 그녀를 사랑했던가.
내 목소리는 그녀의 귀에 가서 닿을 바람을 찾기도 했다.

다른 사람 거. 그녀는 다른 사람 게 되겠지. 지난 날의 키스처럼.
그 목소리. 그 빛나는 몸. 그 무한한 두 눈.

나는 이제 그녀를 사랑하지 않고, 그건 그렇지만,
허나 나는 그녀를 사랑하는지도 몰라.
사랑은 그다지도 짧고, 잊음은 그렇게도 길다.

이런 밤이면 나는 그녀를 품에 안았으므로
내 영혼은 그녀를 잃어 버린 게 못마땅하다.

비록 이게 그녀가 나한테 주는 마지막 고통일지라도
그리고 그게 그녀를 위해 쓰는 내 마지막 시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