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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씨표류기- HELLO, `진짜루` 거대한 희망!

remlin 2009. 5. 15. 03:01

2009.5.14



목요일은 나름 culture day.

이상스레 일도 빨리 끝나고 주말이 다가와 여유도 있고,

영화개봉일도 주로 목요일이라 첫만남을 갖는 기분도 쏠쏠~

희야 언니에게 문자를 보내 오늘 개봉하는 [김씨표류기]를 보자고 꼬드겼다;;

겉은 웃기지만 그 안에 비애와 희망이 한강에서 출렁대는 오리배처럼 넘실대는 영화였다.

요즘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그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볼일 보면서 사루비아 꽃 꿀물을 빨며 눈물 콧물 흘려대는 김씨의 모습을,

언제든지 죽을 수는 있지만 언제든지 살 수는 없는 생활상을.

남자 김씨

: 남들 다 잘 배우는 수영도 잘 못해, 취직은 안돼, 여친은 떠나, 신용불량자에 빚은 2억이 넘어,

결국 한강대교 위에서 자살을 시도하나 이도 실패해 밤섬에서 무인도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남주인공

여자 김씨

: 아마도 이마에 있는 흉터로부터 시작됐으리라 생각되는 대인기피증과 인간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만의 영역인 방 안에서 칩거해 살아가는 일명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

취미는 하루 만보 채우기, 싸이질, 달 사진찍기, 하루일과 클리닝하기.

최근엔 밤섬 체류 외계변태(?)생명체 관찰 추가

HELP/ HELLO/ HOW ARE YOU

죽자고 하면 살고, 막상 죽게될 상황이 되니 그 상황에서 도망쳐 살아남고 싶어진다.

인간이란 그렇게 양면성을 가진 생물체다. 꼭꼭 숨어서 아무하고도 관계맺고 싶어하지 않는 이유가 실은 모두에게 특별한 사람으로 추앙받고 싶어하는 관심욕(이런 말이 있나 몰라)에서 생겨났듯이. 진화의 과정은 맛있어지는 과정이라 김씨는 논하지만 생물학적 맛만이 맛은 아니지. 인간이 지닌 맛이 진화의 정점에 있다고 한다면 그 이유는사루비아처럼 달콤하고 땀처럼 짠내가 물씬 풍기는 그 사이의 모든 스펙트럼을 갖추고 있다는, 다양한 간을 지녔다는 점이다.

혼자서HELP를 외치다 모두를 향해 HELLO를 부르짓다 단 하나와 HOW ARE YOU라고 말할 수 있는게 인간이다. 봄가을 두 번 오는, 거리에 사람들이 몽땅 사라지고 정지되는 시간, 민방위 훈련 가운데서만 세상과 관계하는 그렇게 맘 속으로만 HELP를 외치던 女김씨가 헬멧을 벗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던 순간 HELLO의 세상이 열리고ㅡ 이젠 HOW ARE YOU(WHO ARE YOU)에 답하기 위해 男김씨에게달려간다. 그래서 인간은 맛있는 것이다.

최고의 장면은

달밤길 꽃 사이로 날아다니는 나비를 바라보는 여자 김씨의 시선, 그렇게 다시 세상과 관계를 맺기 시작

희망소매가격이 희망으로 변하며 짜짱면이 거대한 희망으로 변해 남자 김씨표 짜장면이 완성되어 시식하는 씬

'My Name is...'에서부터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서 맞잡은 두 김씨의 손을 넘어 해질녁 한강에 비치는 한 쌍의 오리배로 연결되는 엔딩 장면

로빈슨크루소를 좋아했던 내게 Friday같은 친구를 만나길 소원하게 하는,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의 히키코모리 남자아이가 떠오르는,

장 그르니에의 달의 이면에 대한 구절과 김춘수의 '꽃'이 연상되는...

작은 소망을 거대한 희망으로 만들어 내는, 그 희망이 관계의 연결망을 통해

또 다른 사람에게 이어지도록 하는 건 많은 손길이 아니라 단 한 번의 HELLO.

너의 짜장면이 누군가의 옥수수로 화(化)해 관계맺고 꿈꾸게 하리라.

비록 이해못할 고통이 따르더라도 결국 그 꿈이 다시 너의 새로운 희망이 되리라.

누구 내게How are you? 라고 물어줄 사람없나요.

그럼, 나 당신이 부를 수 있는 Name을 알려줄게요.

보태기.

N에게 말했듯이 좀머씨처럼 가만 내버려달라고 소리치고 싶을 때도

맘 속 깊숙한 곳에선 찾아주고 반겨주는 누군갈 바라고 있었던 거야.

H에게 보냈듯이 질척하고 끈끈한 관계가 실은아쉽고 그리웠던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