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lin 2008. 5. 14. 00:41

2008.05.12

11일 밤에서 12일 새벽까지의 기억 중 12일에 해당하는 기억은 몇몇의 요청으로 [삭제]키로 했으나 머리에서 기억을 지워도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인상은 어쩐다?

인상 1. 이름

이름이란, 비록 그것이 닉네임일지라도 그 사람을 규정한다. H가 본인의 닉의 두번째 뜻을 기억하는 한, 그는 그 모습으로서의 자신을 향해 나아갈테지... J와 L님의 닉이 바뀌어져서 불려질 때마다 화를 내거나 대답하지 않았던 건 본인의 정체성이 훼손되었다고생각해서겠지... 그러고 보면 김춘수의 [꽃]은이름의 핵심을 너무도 잘 짚어냈다. 사람은 자신의 이름, 정체성을 알아봐 줄 때, 피어난다.또한 어딘가에, 누군가에게, 무언가에 속함으로서 그 정체성을 획득하고자 하는 욕망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렇게 누군가의 의미있는 하나가 되려고 한다. W가 H에게 서운했던 것도, J가 L에게 기대었던 것도, N과 P도, 그리고 모두 속에 있고자 했던 나 역시도...

인상 2. My Way

W야, 너는 '밀림의 왕자'가 아니야. 언젠가 보낸 문자처럼 네가 모두를 연결짓는 길이란 걸 잊지 말렴. 길이 없었더라면 누구도 누군가에게 무언가가 될 수 없었을거야. 손이 없으면 엄지 손가락은 의미가 없는게지. 누군가에게 누군가를 첫째로 만들어 주는 건 네가 있었기 때문이란다.

C님의 마이웨이적 언사에 다들 흥분(?)했지만 그 속에서 난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나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란 말이 생각났다. 주님은 그렇게 독선적이다. 그를 모르는 사람들은 광분할만큼. 하지만 모두가 바라는 그 빈 자리, 공허감을 채울 수 있는 건,나의 정체성을 완성시켜줄 퍼즐의 숨은 조각은 그 길뿐인걸.

내가'러'빠진 '러블리'이듯, 'G'빠진 'gremlin'이듯, 내 이름을 온전케 하는 건 빈 곳을 채워주는 앞자리의대문자 되신 당신.

인상 3. 어록

어떤 화제로 넘어가도 다시 돌아왔던 [토지]와 '강청댁' -_-;;

Chris (스펠 맞나 몰라? 크리스마스에서 따왔다니 맞겠지?) 曰, 2시 5분 전부터 6시 반까지 반복어 구사.

'(나 왜 이러고 있나 몰라.) 이제 집에 갑니다.'

Jade 曰, '아직도 계셨어요?'

Phil 曰, '너 아직 안갔냐?'

12일 하루 종일 잠과 독서와 컴퓨터로 희석시키고 마음의 안정을 취한 후에 일상으로 돌아오고 나서 그나마 남아 있는 인상만을기록했습니다. 사실 책임감이 없었더라면 휭~하고 공간이동하고 싶은 밤이었습니다. 당신들의 맘이 느껴져서, 아무 도움 안되는 내가 싫어서.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