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일/상-일기♥

서랍 속, 와세다大의 기억

remlin 2007. 11. 8. 00:20

2007.11. 07

책을 읽다 여행의 기억이 겹쳐 그 얘길 블로그에 쓰려고 인터넷 접속. (여행 사진 들춰보다 포샵처리 덜 되고 글도 쓰다 말고 잠들어 포스팅은 이제야;;)
가쿠타 미츠요의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에 있는 단편 '서랍 속'에서 묘사되는 거리가 너무나 익숙해서 무심코 흘려 읽은 앞표지의 저자소개를 보니 와세다 대 졸업이 아닙니까. 얼마 전에 다녀온 일본의 와세다대 주변의 헌책방 거리 묘사와 어쩐지 너무 흡사하다 했더니만. 많은 이들이 여행하는 장소는 아니지만 추억의 장소를 책 속에서 발견할 때의 기쁨이란 이런 거로구나 싶었습니다. 더구나 이 단편의 내용은 다수의 '누군가'의 '어떤' 기억들이 적힌 책을 찾는 이야기였기에 여행의 추억을 더욱 떠올리게 했답니다.
- 아파트 불빛, 골목의 카레 냄새
- 초밥집의 고양이는 머리를 쓰다듬으면 바로 배를 보인다.
- 헌책방 몇 개를 거쳐 작년에 들어갔던 카페를 지난다. 골목 끝에 뒷문이 보인다. 신입생을 부르는 동아리의 알록달록한 간판이 보인다. 뒷문을 둘러싸듯 심긴 벚나무도 보인다. 벚꽃은 부드러운 바람에 날리고, 여린 잎이 나오기 시작한 나무들 너머로 하늘이 새파랗다.
소설 속 세이린도나 마쓰자와 헌책방의 모델이 됐을 법한 서점과
와세다대 후문 쪽 교정과 건널목.
시노짱과 사카이 데쓰야가 이 길을 뛰었을까?
전설의 고서가 이 헌책방 거리에 있다고 생각했다면 좀 더 두근거리는
여행이 됐을텐데요. 그 책을 찾아 헌책방을 뒤적여 보기도 하며...

저 두 여자분들이 서 계신 곳이 후문입니다.
아톰 주제가가 울리는 다카다노바바역에서 한참을 걸어도 학교가 안보이길래
커플로 보이는 남녀에게 길을 물으니 마침 와세다대 CC.
후문으로 안내해줬는데 가는 길이 쭉 헌책방 거리에, 옛 일본식 가게들.
바로 소설 속 묘사와 똑같은 거리였죠.
대학에 도착하자 바로 보인게 저 하얀 의자들.
참고로 와세다 대엔 정문으로 가도 문이 따로 없습니다.
허허벌판에 바로 계단만 10줄 정도 있나?
학문을 배우려는 자에게제한을안둔다는 뜻이라나 뭐라나...

때마침 와세다대 125주년이라고 알리는 팻말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한 쪽엔 공사중인 건물이 있었고 그 공사현장을 가리는 판막이 같은 곳에
위와 같은 삽화들이 쭈욱 늘어서 그려져있었죠.
일본 각 대학의 이름이 보이는데 그 중의 제일이 와세다란 뜻인듯?

정문 쪽에 있었던 기념품숍 겸 카페테리아.
와세다 대의 상징은 곰돌이랍니다.
같이 여행간 언니가 안내 등등이 고맙다고
학사모 쓴 곰돌이 핸드폰 고리를 선물로 안겨줬었죠.
둥그렇게 모여서 스터디 하는 모습에, 따사로운 햇살까지
힘들었던 기억은 잊고 저도 다시 대학생이 되고 싶더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