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일/상-일기♥

[신동], [첫사랑]- 일본 인디 필름 페스티벌 리턴즈

remlin 2007. 7. 6. 02:32

2007.07.05

두 개의 영화를 나란히 쭉 이어서 봤다. 시간이 이렇게 나기도 쉽지 않을거 같아서. 기회는 생길 때 잡아야 한다.

1. [신동]

[Always 3번가의 석양]볼 때예고편이 맘에 들어서 보게 됐다. 피아노 신동에 대한 이야기인데 주인공 이름이 '우타'(노래)라 네이밍 센스가 있는 걸이라고 감탄하며 봐 볼까란 생각이 들어서.제목은 영~ 맘에 안들었지만. 내용 자체는 평범하게 진행됐지만 소재가 소재이다 보니 음악들이 좋았다. 레슨장의 피아노를 치는 장면에서는 마츠모토 토모의 [KISS]의 고시마 선생님도 생각나고. 음악 그 자체가 된 소녀의 이야기. 마지막 부분소리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자 아빠와의 추억이 서린 '피아노의 무덤'으로 가는길이 가장 좋았다. 마지막 엔딩송으로 흐르던 마음과 마음을이어주는 멜로디에 대한 주제가도좋았고.엔딩송 구하고 싶은데 검색해도 찾을 길이 없네;

내가 제목을 짓는다면 '피아노의 무덤에 울리는 연탄(까만 연탄이 아니다. 함께 치는 피아노 연주법)'. 소리를 잃었을거라고 생각한다, 우타는. 하지만 그 마음 속엔 계속 살아서 울리는 음들이 꿈틀댄다. 어렸을 때 엘리자베스 시리즈에서 엘리자베스와 하리가 연탄 연습하던 대목의 글이 생각나는 마지막 장면이었다.

내게 영화는 기억의 우울을 길어 올리는 도구인 듯.

2. [첫사랑]

미야자키 아오이가 주인공인 영화들은 특별한 매력이 있다. 작년의 [좋아해,]의 여운을 이 영화에서 느껴보고 싶었다.

상상력의 힘을 느꼈다. 더불어 이야기의 매력도.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어떻게 이렇게 이야기를 꾸며낼 수 있을까. 예전에 글맛에서 승리양이 짧은 신문기사에서 영감을 얻어 글을 썼던 기억이 났다. 글쟁이나 영화쟁이들은 상상력 한 조각만으로 하나의 작품과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타고 나나 보다.

일본의 60년대. 우리의 70, 80년대 같은 느낌. 등장하는 7명의 청춘들에게서 류의냄새가 났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같은. 그렇지만 내겐 그 시대를 읽어낼 능력이 없었다. 다만 어떤 세대를 막론하고 흐르는 사랑이란 감정을 느꼈다.

-사랑이란 그가 읽고 있는 책을 읽고 싶은 것. 그의 생각을 만들고 그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그의 책을 느끼는 것. (그렇다면 C는 날 사랑한 게 아니다. 그리고 L은 내게 호감을 갖고 있었던 거다. 하지만 내가 또 다른 L군에게 다가갔던 것은 정말 단순히 그가 읽고 있던 책이 궁금했던 것뿐이었다. 결국 사랑이란 그와 책을 공유하고 싶게 하지만 책을 공유하고 싶다고 해서 그를 사랑하는 건 아니다. 명제의'역'이 참이 아니듯이...) 미스즈와 키시와의 첫만남에서커피 얼룩이 진 책의 이름을 알고 싶다. 그리고 첫만남에 함께 한 담배갑 색이 파랑이라 이 영화가 더 맘에 들었다.

-사랑이란 '네가 필요해.'란 한 마디로 그 어떤 것도 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

-사랑이란 가만히 머리를 쓰다듬어 주거나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상이 되는 어떤 것.

-사랑의 상처엔 공소시효가 없는 것. 3억원탈취는 1968년에 이뤄져서 1975년 공소시효만료가 됐다.(7년이면 이런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되는군, 일본이란 나라는. 난 왜 이런 숫자에 집착하고 있었을까.) 하지만 사랑의 상처는 계속해서 머문다. 타이어의 메꿔지지 않는구멍처럼. 때우고 leaking test를 아무리해도 뽀골뽀골 올라오는 공기방울 같이. [다이모니온]의 cactus님의 가슴에 空을 가진 사람처럼 그렇게.

한 소녀의 16에서 19까지의 첫사랑얘기. 내가 이 영화의 제목을 지어본다면 '16-19' -3년의 기억만큼 거슬러 올라가고 싶다. 분명 있던 사건이지만 +의 기억이 아니라 -의 기억으로 남겨진 젊은 날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