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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5 불우환자돕기 도서판매전- 섬, 밑줄긋는남자...

remlin 2007. 2. 17. 00:00

제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2.14-15 양일간 불우환자돕기 도서판매가 있었습니다.

정말 우연히 식사하고 돌아가는 길에 이런행사가 있다는 걸 알고 바로 책속으로 돌진!
의학정보센터에 있는 교양도서중 폐기처분에 들어갈 책들을 한권 500원에 팔더군요.

'의정'은 폐기료 안들고, 우리는 싸게 책 사고, 결과적으로 환자도 돕고~

14일에 알았더라면 더 좋은 책을 많이 건졌을텐데 아쉬웠어요.

폐기 대상 책이 2000여권을 넘었는데 둘째날 폐장 2시간 전에 갔으니...ㅠㅠ

그래도, 정말 값진책들을 짧은 점심시간을 줄여 알차게 골랐습니다.

4권에 2,000원, 커피 한 잔 값도 안되는 가격에~~

하나. [섬] by장 그르니에

제일 처음 골라든 책입니다.

대학생 때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절 '달'에 집착하게 만들었던 책이죠.

카뮈의 소개글처럼 가슴 두근거리며 읽었던 구절들,

반납하기 전 노트에 옮겨적었던 글들이 아련히 떠올랐습니다.

많은 사람의 손 때가 타서 깨끗하진 않았지만 이 아이에겐 그 만큼 많은 사연이 있겠죠.

머리맡에는 빨간 폐기도장이 찍혀있고, 펴보니 암호같은 서가번호가 씌여있었지만

도서관에서 빌려봤던 그 아이의 형제인 듯 해서 기분이 흐뭇했습니다. (같은 판본이란 뜻)

'다시 읽으면 또 어떤 글들이 나에게 달려들까?' 싶은 기분에 가슴 설레여 하기도 하고.

10년전엔 4,000원이었단 사실에새삼스레 물가상승률을 느끼기도;;

둘. [밑줄 긋는 남자] by 카롤린 봉그랑

이 아이는 10여년 전 3,800원! 지금은 문고본에서나 찾을 수 있는 놀라운 가격.

(열린책들도 10년이 넘은 출판사가 됐네; 이 때가 초기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많이 너덜거리고 '너 참 늙었다.'라고 얘기해주고 싶은 책이었지만

고교시절에 서점에 서서 몇시간만에 헤치워버린 책이라 다시금 차근히 읽고픈 맘에 샀습니다.

500원이면 너무 싸잖아요. 그리고 그당시 '이태준'님께 완전 반해있던 전,

이 소설 속에서 한 작가의 여러 판본 책을 다 사들이는 여주인공의 모습에

'진정한 작가의 매니아는 이런 것이다.'란 걸 깨달았기에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도서관에서 밑줄 그어진 책을 통해 또 다른 책을 찾아가는 모습이라던지

그 밑줄과 관계된 사랑의 모습을 추적하는 묘미가 상당했기 때문에

다시금 그 스릴을 느껴보고 싶어요.

읽은지 10년이나 지났기에 자세한 사항이 기억안날 게 분명하기에...;;

그러고 보니, [섬]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소설이네요.

셋. [바다가 들린다 1,2] (완) by 히무로 사에코

1권이랑 2권이 이산가족으로 있어서 뒤적이며 짝을 맞춰서 샀습니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이 일본문화개방이 안되어서 지하세계를 떠돌던 시절,

인터넷도 그닥 활발하지 않았던 당시, 대학은 이런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었죠.

새내기때 동아리인 시네마떼끄에서일본애니관련 상연할 때마다

혼자서 잘도 그 골목 속에 숨어 있는 가정관 뒷편의 길을 헤매며 찾아서 들어갔기에,

음침한 소극장 형태의 그 곳을 떠올리게 하는 애니들- 추억은 방울방울, 반딧불의 묘, 나우시카...

또, CDRW가 고가였던 당시 MP3음악들을 씨디에 구워서 파는 사이트에서 산애니OST들.

그 중엔 [바다가 들린다]의 곡들도 있었고 그 제목이 너무나 인상 깊었기에

언젠가는 보자고 생각하고는 아직도 못 본 애니였습니다.

[허니와 클로버] 이후 청춘물에 관심이 증폭되어서 더욱이 더 손이 갔고.

애니야 구하려면 구할 수 있겠지만 책은 또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간간이 애니 그림도 삽화로 있는데다 책도 아주 깨끗한 편이라 기분이 좋습니다. ^^

그래서, 설연휴엔 총회에서 받은 저 머그컵에, 같이 들어있던 허브티를 마시며,

젊은 날을 기억나게 하는 애니 OST 씨디를 들으며,

이 책들을 읽을 계획입니다.

헌책방에서 [엔트로피]나 [소유의 종말]을 구하면 읽으려고 했는데 없더군요.

(컵 뒤 핸드크림도 총회에서 받은 것~ 초코렛은 이미 먹어버렸고;

위 사진에 있는 물건들에 제가 지불한 건 단돈 2,000원~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