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는 한국전래동화
덧글을 쓰고 지금 방금 책장을 뒤적여 봤는데, 창비아동문고씨리즈 중에서 달랑 2권만 남아 있는거 있죠? 책정리할 때 아마 표지가 너무 낡고, 정리할 당시 다 아는 얘기라고 생각해서 폐기처리나 어디 기증했나봐요;; 그래도 기억나는 얘기가 하나 있어서 북꼼인들에게 옛날 이야기 하나 들려드리려고 자판을 투닥입니다~^^
저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는 매일 아침 조회때마다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5분쯤 반친구들에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주셨어요. 제 차례가 되서 엄청나게 소심했던 저는 마음을 졸이며 무슨 얘기를 할까 전날부터 고심하며 전래동화 뒤적이며 이 얘길 했던 듯 해요.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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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배고픈 선비가 있었어요. 장터를 지나가는데 돈은 없고 배는 너무 고프고 그래서 꾀를 내었지요.
어디선가 고소한 잣냄새가 코에 솔솔 풍겨와 그 앞에 서서는 상인에게 옷자락을 가리키며 물었죠.
"이 게 무언가?" "옷이오."
잣을 가리키며, "이건 이름이 뭔가?" "잣이오."
선비는 냉큼 잣을 한 웅큼 집어들고 맛있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정도 요기가 되자 선비는 자신의 머리에 쓰고 있는 갓을 가리켰습니다.
"이게 뭔가?" "갓이오."
선비는 그 자리를 떠나려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순간 상인이 그의 옷을 잡아채며 먹은 잣값을 내라고 하였지요.
그러자 선비 왈, "내가 왜 돈을 내야하오? 하라는대로 했는데."
억울한 상인은 그게 무슨 말이냐고 했죠. 그러자 선비가 말하길,
"오라고 해서 왔고(옷이오.->오시오.) 먹으라고 해서 먹었고(잣이오.->자시오. 먹으란 뜻인거 아시죠?)
가라고 해서 갔는데(갓이오->가시오) 말이오."
할말이 없어진 상인은 그저 맘 속으로 그게 아닌데 하고 중얼거릴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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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읽고 상인이 불쌍하긴 했지만 선비의 꾀에 웃으면 봤던 기억이 있답니다. ^^
그리고 카세트로 들은 이야기는 많았지만 그 중에 동생과 계속 흉내냈던 건 지금 생각해 보니, "떡보이야기~ 떡보이야기~♪ 아버지의 유산~아버지의 유산~♪"이었습니다. 삼강오륜을 알게 해준 떡보이야기와 부지런한 동생에게 유산을 넘겨줄 계책을 세운 아버지의 이야기~^^ 그 시리즈 전래동화 그림책은 이웃사촌 동생들에게 넘어갔는데 한 아이는 군복문 중이고, 한 아이는 이번에 수능을 봤어요. 그리고 군대간 아이는 작가의 꿈을 키우고 있고, 수능 본 아이는 서울대 갈 듯 하더군요. 꼭 책과 전래동화 때문은 아니지만 역시 책을 읽는 사람은 미래가 있다고 은근 뿌듯해 집니다. (그럼, 난? ^^*) 지금도 그 집에 그 전래동화전집이 있을까? 아니면 어딘가 다른 곳으로 또 이사를 갔을까 문득 궁금해 집니다.
보태기. 혹시 창비에서 아직도 전래동화시리즈 나오나요? 한국전래동화시리즈 다시 사고 싶어요. 각 나라의 민화이야기도.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북꼼에 앨리스님 글에 답글로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