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03
세계수술 간호분야회 WORLD CONFERENCE가 열리는 코엑스에 하루 참가비로 낸 100$가 아까워서 & 얼굴은 비춰야지 싶어서 천근만근 무거운 몸을 이끌고 갔는데, 그닥 국내 학회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는 상황;; 오히려 국내 학회는 식사라도 나오지, 이건 샌드위치는 커녕 커피랑 녹차가 다고, 외국인이 좀 보인다는게 다를 뿐. 결국 수술실에서 쓰는 ESU와 LASER 등에서 발생하는 스모그가 담배보다 몇 배로 해롭다는 얘기를 번역기로 듣다가 숨을 쉴 수가 없어서-실내에 있으니 비염+코감기가 악화일로로;;;- 킁킁 거리며 간신히 다 듣고 점심시간에 도망쳐 나왔다.
몸은 안좋지만, 이왕 코엑스까지 나왔는데 그냥 들어가기는 뭐하고, 전 주에 여행으로 빠진 & 그 다음 주에도 당직으로 빠질 듯한 드림 공동체의 수요모임엔 가야할 듯 하고해서메가박스에 가서 [ONCE]를봤다.노래는 좋았는데 역시나 실내라 코는 막히고 앞좌석이라 목은 뒤로 넘어가고머리는 지끈거려 이건 아무래도 집중해서 감정이입이 안돼서 울고 싶어졌다. ㅠㅠ 그러다가 두 주인공이 녹음 작업 중간 새벽에 잠시 쉬는 시간에 피아노 앞에서 하는 대화에 뜨끔하는 새 영화는 마지막으로 흐르고... 그리고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이 영화를 보는 내내넬의 노래가 듣고 싶었다. (이 영화는 나중에 제정신으로 다시 봐야할 듯.)
아무래도 이러다간 내일 출근에 지장이 갈 듯해 수요모임은 포기하고 집으로 가려고 했는데 Y언니에게서 연락이 와서 언니라도 보고 갈까 싶어반디앤 루니스에서 책을 보며 버텼다. 그래도 이상한건 몸은 점점 물 먹은 솜처럼 가라앉는데도 글자는 들어 온다는 거... [I LOVE YOU]라는 일본소설단편집과 온다 리쿠의 단편집,[도서실의 바다]에서 각각 2개씩 골라서 읽다유민의 '봄이여 오라'가 듣고 싶어졌다. 아프면 노래가 듣고 싶어지는건가 싶게 듣고픈 노래가 머리 속에서 웽웽대고...언니와 보기로 한시간에 맞춰 건대로 슝~. 언니가 그동안 숨겨온 비밀-이게 과연 비밀인가 싶긴하지만; 그래도 제자란 함께하는 거라는 언니의 말은 찡~ 하게 와닿았다. 그래서 비밀을 갖은 거라면 다 이해해요. 참, 이런 걸 숨길 수 밖에 없게 만드는기성세대의 이상한 알력은 도대체가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을 듣다보니 어느새 모임 시간이 돼서 약국에서 약 먹고 약 힘으로 혹은 임 목사님의 화술의 힘(?)으로 2시간을 멀쩡하게 버티고 집에 오니 11시. 방에 들어가자 마자 약에 취해서, 온 몸에 기력이 다 빠져서 털썩 드러누워 버렸다. 학회에서 받아 온 조류독감 예방 캠페인 겸부스 홍보용'병든 닭 인형'을 바라보며 내가 이 닭같다고 생각한 하루. 집까지 돌아오는 길도 정신력 아니었으면 어딘가 쓰러져서 숙자씨 될 뻔했다. -_-
어쨌든 일본 여행 다녀와서 계속 SAD 증후군에, 비염으로 약 먹고, 쌍화탕과 감기약 등등 약에 절은 일주일이었다.
보태기. 그래도 임목사님의 빌립보서 첫 강의, 배경설명을 들은 건 다행이었어. 세상이 만든 길과 법을 통해 그 분의 道를 전하는 바울에 비해자꾸 우리의 틀로 오그라들려는 내 모습은 아니구나 싶었더랬지.로마의 시민권에 자부심을 가졌던 빌립보인들 만큼의 자부심이 내겐 있는가. 적의 어떤 모습에도 요동하거나 도망가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 굳게 서서 창과 방패를 들고 있었던 그들의 전투법 같이 유혹에 떠밀리지 않고 난 나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나. 로마의 시민권자 보다 더한 천국의 시민권자로서 얼마나 자각하며 살고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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