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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밑줄을 긋다... 사진은 언젠가의 Seoul Int. Book Fair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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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10. 19:27 ★고.씨.리.얼★

전화를 먼저 거는 사람

그런데 엄마? 누가 먼저 전화를 했어?”

, 엄마가 며칠 전에 A 아빠랑 통화할 때 A 엄마한테 전화 좀 달라고 했어.

A가 못 오게 되어서 섭섭하다고.

그래서 오늘 A 엄마가 전화한 건데, 그건 왜?”

아이가 씩 웃는다.

전화를 먼저 한 사람이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니까.”

출처: 태평양의 끝 (http://blog.naver.com/endofpacific)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는 법은 먼저 내민 손 같은 아주 작은 행동에서 시작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을 닮기 위해 그 분이 하신 일들을 생각해 볼 때,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그 크신 사랑에 감히 어떻게 그 사랑을 닮을 수 있을까 손을 저었다면 생각해 보세요. 그 사랑의 시작은 그저 우리가 그 분을 찾기 전에 그 분이 먼저 오신 것에서 시작 되었음을먼저 손 내밀고, 먼저 전화를 걸어보세요. 그러면 어느덧 당신은 예수님을 닮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어 있을 거예요.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 (요한일서 4 19)

덧.

- 가버나움 화장실 문구 시리즈를 위해쓴 글

- 읽다쓰다 8,9가 없는 이유는 아직 임시보관함에정리가 덜 된채로 있기 때문;;

posted by remlin
2007. 5. 10. 00:11 ★고.씨.리.얼★

1. 며칠전 오랫만에 일찍 집에 들어와 티비를 돌리다 보게된 아시아의 7일이란 다큐 프로그램 중, 일본의 프리타족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다. 그 중에 한 프리타는 결혼을 하고 프리타에서 벗어나안정적인 직업을 찾아 직업소개소를 간다. 이런 말과 함께.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프리타를 선택했지만, 가정을 이룬 후자신을 위해 다른 가족에게 참으라고 할 수는 없기에 꿈을 접고,자신의 꿈이었던 연극도취미로 위안을 삼고, 극단에서는 이번 공연을 마지막으로 탈퇴한다고.'

꿈과 현실은 과연 공존할 수 없는 걸까. 시간의 자유와 꿈을 저당 잡혀야 안정적인 생활을 이룰 수 있는, 보통 우리네 삶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물론 그 속에 속해 있는 역시나 보통사람인 나 자신의 현실에도... 내가 현실을 택해서 일까, 프리타들이 부러웠다. 그저 막 사는 게 아닌, 자신의 꿈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기 위해 기꺼이 생활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그들의 모습에 지금까지의 내 편협한 시선에서 벗어나 존경심까지 느꼈다.

2. 표 한 장의 값을 치르고 결과가 있는 현실을 결과가 없는 현실과 교환하는 일.

[내 무덤에서 춤을 추어라] by 에이단 체임버스

요즘 읽고 있는 이 책 속의윗 글을 보고 삶이란 이렇게 하나를 포기하고 하나를 선택하는 과정의 연속임을 문득 깨달았다. 꼭 경제적인 활동에서뿐 아니라, 현재의 나를 이룬 건, 선택의 순간에서 수없이 많이 포기한 열매맺지 못한 현실의 씨앗들을 포기하고 이뤄낸 것이란 걸...

3. 세상을 운영하는 것은 현실주의자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세상을 이끌어 방향성을 부여하는 것은 꿈꾸는 자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상상하고 꿈꾸는 사람들은 세상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더 치열하게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판타스틱] 창간호by 발행인최내현

자유를 팔아, 꿈을 이루기 위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붙여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나는 세상을 운영하지도 못하고, 세상에 끌려가는 현실주의자는 아닐까. 내가 한 선택들은 교환 행위가 아니라 잘못된 선택의 대가가 아닐까 싶어서 섬뜩해진다. 이 보다 더 호러인 게 있을까. 잡지를 사고 받은 스크림 가면의 섬뜩함 보다 꿈꾸는 자를 포기해 버린 건 아닐까 싶은 두려움이 더 크게 다가온다.

잠깐 잊고 있고 있었는데, 내가 요셉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꿈꾸는 자였기 때문이다. 내가 이태준을 좋아하는 이유는 자신의 꿈대로 행동했기 때문이다. 내가 히라이켄을 좋아하는 이유는자신의 꿈인 노래밖에 모르는 바보이기 때문이다.나에게 나 자신을 좋아하는 이유를 만들어 주고 싶다.

posted by remlin
2007. 3. 18. 12:26 ★고.씨.리.얼★

어제 로댕갤러리에 다녀왔습니다. [윤영석: 3.5차원의 영역]이 전시중이었습니다.

그룹 게시판에 걸려있는 전시회 소식에 구미가 당겨서 달초부터 가자고 벼르고 벼르다 드디어 게으름을 떨쳐내고 방을 박차고 나왔지요. 혼자 가면 또 이상한데로 샐까봐-길치이기도 하고- 길을 아는 엄마를 모시고 다녀왔습니다. 렌티큘러라는 특이 소재로 전시를 해놓아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시물들이 다르게 보이는 게 신기했어요.혹은 관람자의 움직임을 따라 작품이 움직이는 듯이 보였지요. 눈의착시현상을 이용한 작품들이주였습니다.

그 작품들과 작품에 대한 설명들을 읽으면서 또 역시나 늘 그렇듯이 머릿속에서 근래에 보고 들은 것들이 떠오르면서 마구 링크현상을 일으키더군요. 전시실 입구쪽으로 들어가는 길 바로 앞엔네 개의 눈들이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렌티큘러란 소재가 그리 비싸지는 않은 듯 책받침 비슷하게 만든 샘플작품 같은 것이 리플릿과 같이 있어서데려온 눈 하나는 지금 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만 처음에 그 4개의 눈이 제 움직임을 따라 시선을 옮길 때 신기하면서도 교감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품 제목도 [시시각각 (angle of time and visual)]. 시간에 따른 시각의 변화를 저리 잘 표현한 말이 또 있을까 싶었지요. 그리고 입구로 들어가 본 첫 작품이 [따뜻한 가슴]. 어머니의 젖가슴을 형상화한 모습인데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투명한 젖가슴도 되고 붉은 빛이 감도는 유리잔이 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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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석의 작품엔 인문학적 관점이 녹아 있다는 설명, 심리적 시간과 시간의 심리성이라는 말... 시각의 상대성을 그린 작품이라는 설명이 있었고. '시시각각'이라는 작품제목에공감하고'따뜻한 가슴'을 보고는 그 말들의 의미를알기 보다는느꼈다.끄덕였다. 온다 리쿠의 [역사의 시간]이 떠올랐다.장님이 코끼리를 만지고 다들 자신이 만진 부분이 옳다고 여기고 토론하듯이 우리가 옳다고 여기는 것들이 과연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말할 수 있을까, 100% 옳고 객관적인 사실이라는 게 인간에게 존재할 수 있을까? 분명 이 관점에서는 그 사실이 맞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 사실은 옳지 않은 게 되어버린다. 총체적 실체를 파악하는게 인간으로서 가능할까, 그렇지 않다면 겸허히 다른 이들의 말을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한 건 아닐까?

기록된 순간부터 모든 게 거짓말이 되어버려. 사실이란 건 그걸 본 사람이랑 시간에 따라서 얼마든지 무궁무진하게 해석될 수 있어. by 온다 리쿠, [역사의 시간]

사람이 있어. 그 사람에겐 하나의 관점, 시각이 있어. 또 다른 사람에겐 또 다른 시각이 있고,... 그렇게 사람만큼 무한한 시각이 있고, 또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람은 변하고 시각은 바뀌고, 시간 그 자체도 사람과 시각을 퇴색시키고 변조시키지. 그렇게 사람과 시각과 시간이 연관관계를 갖고 만들어 가는 게 작게는 인생이고 넓고 크게는 역사란 것일까? 전날 소빅스에서 본 한겨레의 새 만화잡지 [팝툰] 창간호에서 본 단편이 연상됐어. 조주희라는 생소한 작가의 [시간회귀병]이라는 작품. 원래 이런 류의 만화잡지는내 취향이 아니지만 펄럭이다 만난 그의 작품은 뭔가 전류가 통하는 듯한 서글픔이 느껴졌달까. 제목 그대로 시간에 역행해 점점 어려져 사라져 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지금 읽고 있는 책도 시간과 사람 시리즈 2번째 책인 기타무라 가오루의 [리셋]이고. 시간, 사람, 시각들이 마구 덤벼들고 있어. 난, 우린 어떤 시간에 던져져 있는 걸까, 어떤 관점을 가지고 그 시간 속의 사건들을 바라 보고 있는 걸까?

사이시옷과 같은 사람이되고 싶다고생각해 본다. 그런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 되길 바래본다.단어와 단어 사이를 연결지어주는 'ㅅ'의 역할처럼 사람과 사람, 하나의 시각과 다른 시각, 시간의 틈을 메꿔주고 싶어진다.'설마, 너 같은 애가?'라고 검은 내가 배배 꼬인 말투로 시비를 걸어오지만, 난 사람 '人'이라는 방패를 들어올린다. 난 하나가 아니잖아. '1'이라면 못하겠지만 또 다른 '1'들이 나와 함께'人'을 만들어 주니까 그 힘으로 해낼 수 있어라고... '암, 그렇고 말고.'라고 마음으로 끄덕인다. 그래, 혼자가 아니야.

로댕 갤러리를 나가자 덕수궁에서 시작되어 남대문으로 향하는수문장 교대식 행렬을 우연히 만나 남대문까지 따라갔다. 두 수문장이 교대하며 만드는 수많은 의식 속에서'사람 人'을 만난다. 결국 혼자서는 이 세상도, 역사도 지키거나 만들 수 없는 것이다.

posted by remlin
2007. 3. 13. 22:10 ★고.씨.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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