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각자의 공간에 고여서 웅덩이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웅크리고 있는 모습들이 고요해서 예뻐보인다.
찰랑찰랑 움직이고 있구나.
잔잔해 보이지만 흐르고 있구나, 그렇게, 모두.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그럼에도 서로 연결되어 있음에 고마워한다.
왠지 추워서 방에서 뒹굴고 있을 듯한 W에게 영화를 보자고 할까 망설이다가,
한번 보고 얘기하자는 H의 문자가 생각나고,
N의 서재에 접속해서는 '아, 약속이 취소되어서 시를 읽고 있구나, 떠나기로 했구나' 알고,
G언니의 글을 읽곤 유머러스함 속에 섞인 자소에 또 흠짓흠짓 한다.
몇번을 들썩이다 시심을 펴들었다 놓고 강의를 플레이 해 놓곤 말소리는 흘려듣고 외려 윈
앰프와 블로그 배경음악을 주의깊게 듣다가는 박민규의 [근처]를 읽다가 라면과 만두를 먹
고는 아, 공과공부 준비랑 간식도 사야하는데 싶다가 [매혹]을 읽으려다가 [공공예술론] 중
간보고서 내용 점검 바란다는 드르륵거리는 문자에 메일 확인하고 파일 고치다 날리고 다
시 쓰고 그러다가 문집에 내려고 쓰다만 글을 생각하다 걷다와, 반짝이다에 대한 얘기는 갈
길을 읽고 해메인다. 새롭게 바뀐 서지에 들러서 인중에 대한 심보선의 시를 읽고 G언니의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에 대한 글을 보고는 '어쩌다가'와 '필연적으로'의 근/처/를 방황한
다. 관계의 각도에 대한 두번째 이야기는 어떻게 풀어야할까. 어느새 시간은 밤이다. 밤하
늘은 왜 내게 늘 푸를까. 간식 사러 밤산책이나 나가야겠다.
생각이 흐르도록, 흘러가도록.
웅덩이는 웅덩이이지만 고여있기만 하진 않잖아.
스미는 것도 흐르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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