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4
0.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은 ...
빈틈 없는 논리가 아니라
비어 있는 공간입니다
사고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자유롭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식은 ...
말하는 쪽의 입이 아니라
듣는 쪽의 귀입니다
머리를 높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낮게 하는 것입니다.
[지식 e] 서문 중 일부 발췌
1. 출근 전 아침을 먹다가 밥상 유리로 툭 하고 떨어진 몇 알의 밥풀을 보고,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따뜻한 밥풀의 기운에 뿌옇게 흐려지는 밥풀 주변의 유리에 서린 김을 보며 생각했다. '지금의 나에겐 저만큼의 온기라도 남아 있나?' 늘 한해 시작의 기운이 사라질 쯤인- 신정도, 구정도, 게다가 신학기도 구학기가 되어버릴 쯤인- 고난주간이 다가오면 처음의 열기와 다짐들이 어디론가 날아가고, 기쁘고 신선한 감이 일상으로 화해서 모든 것들에 무뎌지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저 밥풀만큼의 온기조차 남아 있지 않고 힘겨워하는 자신을 깨닫고는 울컥할 뻔했다. 요즘의 난 말라 비틀어져서 딱딱하게 굳은 밥풀같이 변하고 있는 건 아닌가. 아, 당신은 늘 이런 일상으로 나를 깨우쳐주시는군요.
2. 출근길,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순간 벌컥(!)했다. (난 파, 마늘, 향신료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왜 성질이 급한거야;;-> 아는 사람만 아는 얘기~ㅋ) '분명 며칠전에 얘기했는데 왜 또 물어보는거야?' 퉁명스럽게 전화해서 쏘듯이 답해주고 나서는 '앗차!'싶었다. 투덜모드, 까칠모드가 도를 넘어서기 시작했구나... 감사의 마음이 사그라 들었구나, 감사거리를 당연하게 여기는 마음이 더 커져버렸구나. 대부분의 벌컥성 화들의 원인이 무언지 순간 깨달아졌다. '내'가 한 말을 왜 귀담아 듣지 않는거야? 란 생각. 나는 여전히 나 중심의 모습을 버리지 못했다. 예수님은 몇번이나 반복해서 비유로 풀어서 제자들에게 말씀을 이야기해 주셨는데, 그 때 예수님의 마음을 100분의 1이라도 닮을 수 있기를...
Jesus first, Others second, You third: 기쁨은 나보다 타인을, 그모두보다 예수님을먼저 생각할 때 생겨나는 것!
3. 잠시 위 생각을 접고, 지하철을 타며 습관적으로 시심을 꺼내들었다. 성막과 제사장의 복장 지침등을 일일이 지시하시는 출애굽기의 큐티 본문을 들여다 보다가 도움글을 읽곤, 또 다시 모든 일에 기쁨을 얻지 못하고 피곤해 하는 내 모습의 원인을 발견했다.
'거룩하지 않은 지도자는 거룩한 공동체를 만들 수 없고, 소명 의식이 결여된 지도자는 공동체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하나님은 지도자를 세울 때 소명을 정확히 알려 주시며, 죄와 자기의를 버리고 거룩하게 하시는 주님을 의지하는 과정을 철저히 거치게 하신다.'
어느새 유년부와 예배자막을 맡으며 다졌던 마음의 빛깔이 바래버렸구나, 올해의 목표인 나눔과 낮아짐의 삶 (b의 삶, 플랫의 삶)을 망각하고, 소명 의식이 희미해지고, 당신을 의지하기 보다 나 자신의 힘으로 하려고 했구나... 그래서 이렇게나 마음과 몸이 곤했구나 싶었다. 핸드폰의 메시지 보관함에 저장해 놓은 한 문장이 떠올랐다.
우리의 피곤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하나님께로부터 소외되어 있다는 징조다.: 움켜쥐지 말고 하나님께 맡기는 삶.
4. 에리히 프롬의 글, 미성숙한 사랑은 '당신이 필요해서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하지만 성숙한 사랑은 '당신을 사랑해서 당신이 필요해요.'라고 한다는... '그 말이 그 말 아냐?'라고 순간 갸우뚱했지만 당신의 사랑을 생각하니 과연 그렇구나 싶었다. 우리의 사랑 고백은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미성숙한 사랑 고백일 때가 얼마나 많은가. 당신에 대한 내 사랑은 거의 항상 대부분 내가 필요할 때 매달리는 수준이었는데, 당신은 그 부족한 나를 사랑하셔서 아들을 보내주시기까지 하시고 거듭 말씀하신다. '얘야, 난 널 정말 사랑한단다. 난 네가 필요해.'라고. (이 글을 처음 발견한 새해에 당신의 이 사랑고백에 한 밤 중 책정리하다가 얼마나 울었는지요.) 언제나 당신의 그 사랑으로 나란 밥풀의 온기가 영원히 지속되길 기도합니다. 이 세상의 밥풀은 아무리 보온이 잘 되는 밥통 속에 들어가 있어도 언젠가는 마르고 색이 바래 버리지만, 당신의 품 속에 거하면 언제까지나 촉촉한 세상의 밥이 될 수 있겠지요. 비록 작은 밥풀일 뿐일지라도 이 온기가 쓰임받을 곳이 어딘가에 존재하겠지요.
'♥추/억/일/상-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나는 무엇에 메여있나? (0) | 2008.03.31 |
|---|---|
| 당신의 마음 닮기 (0) | 2008.03.15 |
| 나는 걷는데 시간은 달린다. (0) | 2008.03.15 |
| 삶의 활력소 (2) | 2008.02.21 |
| 네이버 [오늘의 책] (0) | 2008.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