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세히 말하자면 추석 전 주 쯔음부터 허리가 아파서 머리를 감는게 고역이다.
그렇다고 내 나이가 중후반도 아니고 아직은 창창한 20대란 말이다.
그래서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주사도 맞고, 신경외과 선생님께 운동처방도 받았건만
머리를 감으려고 조금만 허리를 숙이고 있으려니 통증이 밀려든다.
실은 처방해준 운동요법 한 번도 안했다;;; 피곤해서 그런거 하기 전에 잠들어 버려서 어디...
뭐,그런데 갑자기 오늘 지하철에서 사람인(人)이 생각났다.
원래 내 사고과정은 나 자신도 이해가 안된다. 쉽게 말하면 삼천포 잘 빠진단 얘기.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에 '초록고양이'란 단편에 보면,
에미의 사고과정이 이런 나와 흡사해 조금은 놀라기도. (나도 정신병???)
아픈 허리 때문에 짝 다리로 왼쪽과 오른쪽에 교대로 무게 중심을 두며 서있었다.
-> 그러고 보니 내가 자세가 나빠서 허리가 아픈 걸지도
-> 양 발을 딛고 서있는게 오히려 불편했었지? 제대로 서본적이 있던가?
-> 둘의 조화를 이루는 능력이 내게 부족한지도...
-> 사람과 사람이 서로 기대어 있는 사람인이 떠올랐다.
-> 나는 공동체적 삶에 부적응적 인간인가?
-> 짝 다리뿐만 아니라 내 삶에 있어서 다른 누군가와 이렇게 기대서 의지하며 살아본 적이 있나?
-> 나는 허리뿐이 아니라 관계에도 통증을 갖고 있는게 아닐까?
-> 바른 자세와 허리에서 함께 하는 인간관계를 떠올리다니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연결고리야라고 놀라다.
앉아 있으면 허리가 더 아프고 서 있어야 오히려 편하다.
-> 잘못된 인간관계도 이렇지 않을까?
편하게 함께 쉴 수 있는데도 한 다리는 다른 다리가 불편한 걸 사디스트처럼 즐기고,
또 한다리는 다른 다리를 원망하면서도 체념하고 마조히즘적 즐거움을 누리고
함께가 아니라 권력의 대상으로, 욕망의 대상으로 변질되고 마는 인간관계가 될까 두렵다.
정말 바른 관계를 맺는 능력은 아픈 허리 통증을 잠재우는 능력 만큼'이나' 혹은 '보다'얻기 힘든 것.
-> 운동을 열심히 하는 부지런함만큼이나 주변人을 돌아보고 아는 부지런함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북꼼에 이런 글을 올리니 다른 북꼬미언들이 추천해준 관계에 대한 책은 [신뢰의 법칙]과 [더 가깝지도 더 멀지도 않게]
-> 읽어봐야겠다. 하지만 읽어야 하거나 읽고픈 책은 또 한 보따리;;
-> "문제 앞에서는 행동만이 진실이다." 푸념 그만하고 행동을 해야겠지. 힘내자!
written at 2006.11.0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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