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remlin
삶에 밑줄을 긋다... 사진은 언젠가의 Seoul Int. Book Fair에서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Tag

[아름다운 아이]

지난 주 일요일에 [공중그네]를 다 읽자 마자 바로 손에 들고 읽기 시작해 손에서 놓지 못하고 월요일 새벽녁에 끝을 접하고 나서야 잠에 들게 한 책이 이시다 이라의[아름다운 아이]이다.잠자리에 들면서도 가슴이 콩닥거려 뒤척거리게 한 책... 읽고 난 감상을 적지 못하고는 가슴 속에 계속 무거운 돌덩어리를 담고 있을 듯한 느낌을 갖게 한 책...

지난 주 토요일, 남이섬에 가려다 이런저런 이유로 책방 순례로 일정변경이 되어 종로 일대 서점을 누비고 다니다 만난 책이 [아름다운 아이]. 예스24의 북레터로 관심은 있었던 상태. 반디앤루니스의 오픈 행사에 휩쓸려 구입을 했다. 예전에 읽었던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과 제목이 흡사해 왠지 비교해 보고 싶은 맘도 있었고, 아름다운 아이란 누구일까 궁금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해서 그들의 삶을 풀어낸 책이었기에 끌렸다. 나이 좀 먹으면 관심이 바뀌려나 했는데 [데미안] 이후로사춘기의 소년을 주인공으로 하는 책들은 언제나 관심대상1호이니 끌렸을 밖에...

처음엔 그저 무슨 내용인가 조금만 보다가 자려고 했다. 살 때는 잘 몰랐는데 책 표지에 옆으로 비스듬히 아이의 눈, 코, 입이 그려져 있었다. 아름다운 아이일까? 목차만으론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소년 A, 폭풍의 집, 유리의 별과 밤의 왕자-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읽고 난 후에는 그 목차의 뜻이 너무 선명해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9세 소녀의 죽음을 둘러싼 베일이 벗겨지며, 감자라는 별명의 주인공 미키오와 신문사 기자인 야마자키의 시각이 교차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목차에 따라 얘기해 보자. '소년 A'는 소녀의 살인자이자 미키오의 남동생인 카즈시를 둘러 싼 이야기. '폭풍의 집'은 살인자의 가정이 된 미키오 가정의 붕괴와 더불어 미키오의변화된 학교생활 이야기.'유리의 별과 밤의 왕자'는 실질적 살인자인 밤의 왕자, 마츠우라 이야기.

처음엔 살인사건과 그 이후의 진행을 따라 읽다가 멈출 수 없었다. 그러다 동생의 범행동기를 알고 싶어하는 미키오의 마음에서부터 시작된 범행의 재수사 과정과 그에 합류한 반장, 나가사와와 도서위원,하루키의 녹나무 모임 결성에서부터 진짜 밤의 왕자를 알아내는 시점까지는 나 역시 그 수사대원의 일원이 된 듯 했고,밤의왕자가 누구인지 밝혀지는 시점부터밤의 왕자를구하기 위한미키오의 결심에서 실행까지는내내 두근거려 그 떨림을 멈추기 위해 끝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와 [돌연변이]를읽었을 때,최후를 보지 않고는 안심할 수 없는 마음에끝까지 읽었던 그 마음,,,책의 존재 자체가 그 안의 인물의 실존을 증명하는 것 같아 무서움에 휩싸여 책을 버리던가 깊숙한 어딘가에 숨겨놓고는 다시 펼치고 싶지 않은 마음,,, 그 두 가지 마음을 다시금 느끼게 한 책이었다. 그러나 마츠우라라는 인물은 하이드와VJ의 철저한 악마성과는 뭔가 종류가 다르다. 왠지 이해가 되는 느낌. 그래서 앞서 말한 두 책과는 다르게 두려움으로 다시 펴고 싶지 않은 마음보다는미키오와 같은 마음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불을 끄고 그를 구하든지, 아니면 같이 불타든지, 둘 중 하나였다.

사랑은 조종하는 것이라고 정의 한 그가 너무 가여워서... 내심 미키오가 불을 끄고 구해주길 바랬다. 소통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유리의 별에 불시착해 자신을 태워 존재를 알렸던 밤의 왕자를 말이다.

미키오의 엄마는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유즈하나 카즈시를 아름다운 아이로 여겼을 것이다. 마츠우라 경장은 자신이 내주는 모든 목표를 뛰어난 천재성으로 성취하는 마츠우라를 아름다운 아이로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말한다. 평범한 14살,,,아니 ,어쩌면 결점 투성이의아이들인 여드름이 얼굴을 뒤덮고 있어 감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미키오, 여자 옷을 입고 즐거워 하는 소년인 나가사와, 남자이기를 바래서 남성스러운 외모에 입이 거친 하루키가 아름다운 아이라고. 왜냐면 함께 하는 법을 아니까,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남을 이해하는 법을 아니까. 그들의 아름다움에 카즈시나 마츠우라도 전염될 수 있기를진심으로 바랬다...


책소개
나오키상 수상작가 이시다 이라의 장편소설. 1997년 일본 고베에서 일어난 소년 A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한 작품이다.

이시다 이라가 작가로서의 자신의 가능성을 입증했던 첫 장편소설이기도 한 이 작품은 식물 관찰이 취미인 열네 살의 식물 마니아 ‘감자’가 남동생이 저지른 살인사건의 내막을 추적해가면서 세상의 진실을 알아가고 상처를 치유하는 여정을 담은 소설이다. 여드름이 창궐한 울퉁불퉁한 볼 때문에 ‘감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주인공은 동생을 조종한 어두운 그림자를 좇아 회색 세상에서 동생을 구명하고자 외로운 항해를 떠난다. 감자는 학교와 사회, 친구들의 냉대에도 꿋꿋하게 자신만의 항해를 계속한다. 사건의 흔적과 단서를 찾고, 때로 죽은 소녀의 묘 앞에 들꽃을 꺾어다 바치면서 희망이라는 연필로 일기를 써내려간다.

소설은 감자가 가족을 절망으로 몰아넣은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고, 자신의 가족을 옥죄던 사회와 어른들을 용서하면서 미래를 꿈꾸는 재기발랄한 열네 살로 돌아가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살인을 저지른 소년A의 이야기라기보다 분별 없는 매스미디어와 대중의 싸늘한 시선에 상처 입은 가족과 동생을 품어 안으려는 형의 사랑 이야기다.

저자 : 이시다 이라(石田 衣良)
1960년에 도쿄에서 태어나 세이케이대학을 졸업했다.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프리랜스 카피라이터로 활약했다. 1997년 『이케부쿠로 웨스트게이트파크』로 제36회 올요미모노추리신인상을 수상하고, 『창년』과 『골음』으로 두 차례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으며, 2003년 『4teen』으로 제129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스타일리시한 문체, 젊은이들의 감성을 적확하게 파악하는 날카로운 감수성을 지닌 일본 차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힌다. 그 밖의 작품으로 『아키하바라@deep』『블루 타워』『1파운드의 슬픔』『파도 위의 마술사』『엔젤』『슬로 굿바이』 등이 있다.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아름다운 아이]를 읽으면서 뭔가 부자연스럽고 껄끄러운 느낌이 든 이유는 아마도 일본이란 사회가 우리랑은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살인사건도, 학교생활의 모습도,,, 그렇지만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을 읽었을 때는 감정이입 자체가 아주 편했다.그러나 역시 경쟁사회 속 청소년의아픔은 그대로 전이되서 한동안 나 역시 구름그림자 밑에서 헤매었던 기억이 있다. 97년 봄은 그래서 많이 힘겨웠었다.

- 각자의 촛불을 끄면 아무도 패배하지 않는다.

촛불을 끄는 게 과연 옳은 것인지 이해할 수 없어서 말이다. 소원의 밤의 촛불은 나만을 위한 불이었기에 윤수의 말대로 꺼야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를 위한 촛불로서 하나로 모아 켜는 게 더 나은 대안이 아니었나 결론을 내리고서야 방황에서 건져진 느낌이 들었다.

책소개
다섯 편의 연작으로 구성되어 있는 청소년 성장소설,일기체 형식으로 씌어진 이 연작소설은 여전히 열악한 우리 교육의 현장에서 예민하고 젊은 영혼이 겪는 번민과 방황을 섬세하게 추적하고 있는 훌륭한 교육소설이다.

저자 : 최시한
1952년 충남 보령에서 출생하여 용산고와 서강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현재는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2년『우리 세대의 문학 1』에『낙타의 거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작품집으로는『낙타의 거울』이 있다.

책표지, 저자소개, 책소개는 yes24에서 가져왔습니다.

posted by reml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