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3.20
어제 근원수필 강의를 듣고 오늘 남겨두었던 무서록 강의를 들었습니다.
완상에 대한 교수님의 말씀에 [무서록]의 '벽'이 떠올랐었는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번 강의 첫 작품감상이 '벽'이라 놀라고 기뻤습니다.
그리고 그 속의 화가 'K'는 근원 김용준일거란 생각에 또 슬며시 미소지었지요.
지난 월요일 친구 이사를 도우며 본 창문 밖 은행이 어둠 속에서 빛 가운데
그림자로 떠올라 바람에 흔들리던 모습도 연상됐습니다.
그 친구의 벽은 외롭지 않겠구나 싶었습니다.
'밤'을 다시금 읽으며 이런 저런 생각이 들고납니다.
밤 어스름녁에 서울역과 남영역 사이를 지날 때 지하철 내에 불이 모두 꺼지는 순간,
지난 가을 교토의 밤 단풍을 보기 위해 탔던 열차 안에 불빛 어린 단풍을 보기 전의 깊은 어둠,
이번에 신청한 [어둠 속의 대화] 체험전에 뽑혔으면 하는 바램은 더 커지고,
언제가 쓰다만 글 속의 소명이 느끼던 어두워져가는 순간의 묘사도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이태준의 글은 제목이 간결해서 좋습니다.
그래선지 그의 한 글자 제목으로 된 수필들은 더 좋습니다.
처음에 읽었을 땐 그저 스치듯 읽어 기억 속에 안남았었는데
삼청동 한 북카페에서 그의 책을 발견하고 쌓아놓고 읽었던
어느 오후와 저녁과 밤, 판본 다른 [무서록]을 읽다가 '산'의 한구절을
메모해 들고 왔습니다. 나중에 범우사본을 봤는데 그대로더군요.
왜 처음엔 그 문장이 안들어왔었나 모르겠습니다.
제 책상 머리에 놓여 있는 두 메모 중 하나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올려봅니다.
산, 그는 산에만 있지 않았다.
평지에도 도시에도 얼마든지 있다.
나를 가끔 외롭게 하고 슬프게 하고
힘들게 하는 모든 것은 일종의 산이었다.
덧.
강의 중에 언급했던 이태준이 살던 성북동엔
아직 작가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김용준에게 노시산방이 있다면 이태준에겐 수연산방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 수연산방에 갔던 제 탐방기(?)가 있으니 참고하세요.
오늘 같이 빗기 어린 날에 가면 운치있을거 같네요.
http://blog.paran.com/remlin/14923296
- 경사대 '수필의 이해와 감상' 게시판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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