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remlin
삶에 밑줄을 긋다... 사진은 언젠가의 Seoul Int. Book Fair에서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Notice

Tag

2010. 2. 15. 22:58 ♥추/억/일/상-일기♥

코코 슈카, [바람의 신부]

출처: http://blog.naver.com/cu0625?Redirect=Log&logNo=80093451068

'고독한사람에 대해서 사람들은 늘 오해한다. 그들은 강하지도 않고 메마르지도 않았으며 혼자 있기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해도 사람은 늘 자기만의 고독을 갖고 있다. 우리 모두는 코코슈카의 잠 못 드는 연인처럼 서로를 껴안은 채 푸른 폭풍우 속을 떠내려가는 것이다.'

설연휴 어둑해지는 방 안에서 사라져가는 창문 곁 빛에 의지해 읽은

은희경의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의 윗 문장이

그 저녁엔 황량한맘을 잘 대변해주는 듯했다. 그리고 어떤 밤의 맘도...

*눈보라

by 사이토 마리코

수업이 심심하게 느껴지는 겨울날 오후에는 옆 자리 애랑 내기하며 놀았다. 그것은 이런 식으로 하는 내기다. 창문 밖에서 풀풀 나는 눈송이 속에서 각자가 하나씩 눈송이를 뽑는다. 건너편 교실 저 창문 언저리에서 운명적으로 뽑힌 그 눈송이 하나만을 눈으로 줄곧 따라간다. 먼저 눈송이가 땅에 착지해 버린 쪽이 지는 것이다. '정했어.' 내가 작은 소리로 말하자 '나도' 하고 그 애도 말한다. 그 애가 뽑은 눈송이가 어느 것인지 나는 도대체 모르지만 하여튼 제 것을 따라간다.

잠시 후 어느 쪽인가가 말한다. '떨어졌어.' '내가 이겼네.' 또 하나가 말한다. 거짓말을 해도 절대 들킬 수 없는데 서로 속일 생각 하나 없이 선생님께 야단맞을 때까지 열중했었다. 놓치지 않도록, 딴 눈송이들과 헷갈리지 않도록 온 신경을 다 집중시키고 따라가야 한다.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나는 한때 그런 식으로 사람을 만났다. 아직도 눈보라 속 여전히 그 눈송이는 지상에 안 닿아 있다.

posted by reml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