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8.20
앞면도, 뒷면도, 옆면도 아니다. 저 면도, 그 면도 아니고 '이면'이다. 지시대명사를 말한게 아닌란 말이다.
반대 면이랄까, 다른 면이랄까. 앞면에겐 뒷면이 이면이요, 뒷면에겐 앞면이 이면이다.
사실 뭐가, 혹은 누가 앞이고 뒤인지 정한 건 또 누군가(혹은 뭔가)?
결국 [생의 이면]에 씌여있는 글처럼, 동전의 앞면과 뒷면을 따로 나누어 둘이라 하지 않는 것처럼
이면은 또 다른 이면과 짝으로 하나인게다. 이면과 이면의 합체. (그게 실체인걸까, 과연?)
이면이란 단어를 들으면 생각나는 책이 하나 있다.
달은 우리에게 늘 똑같은 한쪽밖에는 보이는 법이 없다고 한다. 흔히들 짐작하는 것보다 수가 많은 어떤 사람들의 삶 또한 그러하다. 우리는 그들 삶의 가려진 쪽에 대해서는 다만 추리적으로밖에 알지 못하는 데 정작 단 하나 중요한 것은 그쪽이다.
그르니에의 [섬]. 그중한 구절, 달의 이면에 대한 단락이 혹여 [생의 이면]의 중심사상은 아닐까, 책의 절반 정도를 읽으며 의심해 본다. 사실 제목에 끌려 읽어보리라 생각했던 그 시절부터 '생의 이면'이란표제는매력적이면서도 궁금증을 유발하는대상이었다. 이면은 그렇다치고-그렇다고 저면을 얘기하자는 건 아니다. -_-; - '생의 이면'이란 뭘까. 반대면이라고 생각하면 죽음? 아니면 또 다른 생? 그도 아니면 가지 못한 다른 삶인 선택의 순간들?
갑자기 이면지가 생각났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면지의 한 면을 차지하고 있는 네모 반듯한 빨간 도장안의 '이면지재활용'이란 문구가. 이면지의 이면은 그의 과거다. 빨간 낙인이 찍힌 이면지의 생의 이면은 그의 전 삶을 말한다. 반대로 하얀 면에서 보면 그건 이면지의 또 다른 삶이자 미래인 것. 그래서 생의 이면은 이면지의 삶과 흡사하단 생각. 과거의 이면과, 미래의 이면이 만나서 하나의 이면지인 삶을 만든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이면은 누군가에겐 표면으로 비춰지고, 내면과 외면은 둘이지만 또 하나이고... 아, 아 머리가 점점 복잡해진다.
우선은 끝까지, 그 이면들을 만날 수 있을 때까지 읽어본 다음 마저 생각해 보기로 한다. 안그러면 박부길의 아버지가 겪은 고통이 들이닥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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