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28
K랑도 얘기했지만 교정하고 있으니 음식에 있어서는 하루하루 감사하는 맘이 생긴달까. 꼭 아기가 젖을 떼고 이유식을 하고 밥을 먹는 것처럼.
- 아! 오늘은 마시거나 삼킨 게 아니라 씹었어.
- 오늘은 처음으로 고기를 먹었구나, 밍숭밍숭한 맛의 죽과 연두부에서 처음으로 다진 고기로 만든 햄버그스테이크에 따뜻한 크림스프와 달콤한 단호박샐러드를 먹었을 때의 기쁨을 뭐라할까.
- 처음 교정하고 먹는데 실패한 라면을 이젠 먹을 수 있구나.
- 아~ 드디어 저녁 같은 저녁을 먹었어. 걸죽하고 따뜻한 크림치즈 스파게티와 새우살이라니!
- 짭쪼름한 생선살을 씹으며 넘길 수 있어!
그리고 드디어 오늘은 달콤한 케이크와 함께 처음으로 과일을 먹었고. (야채같은 섬유질이 든 건 교정기에 잘 껴서 먹기가 힘든데 케이크 위에 과일은 절여져 있어선지 먹을만) 늘 감동스런 하루하루를 먹을 때마다 느끼는 중.
[금가루 케이크 사준 K에게 감사를~^^]
참, 다양한 걸 느끼게 하는 교정의 나날. 혀와 교정기의 공존을 보며 아파도 함께 해야하는 공동체의 운명을 깨닫고/ 같은 길을 간, 가는, 갈 사람들이 있기에 위로가 되는 어떤 부분에서 마르바 던의 친구가 쓴 편지글*을 떠올렸고 (다양한 조언과 격려를 해준 교정의 선배들에게 감사를!)/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을 돕고 이끌어 해결해 주시는 주님도 느끼고 (땅콩 알갱이가 치아와 교정기 사이에 껴버렸을 때의 당황스러움이란;; 인간의 힘으로 안되는 것도 기도 한번에 바로 해결. 이런데서 놀라우신 하나님을 경험했다면 웃을텐가?)
이런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습니다. ^^ 교정일기 내지는 교정큐티를 써볼까 교정초기에는 원대한 포부도 지녔으나 먹는게 적으니, 게다가 날도 추워져 열량소비는 많고 해서 집에만 오면 피곤에 절어버리는 관계로 짧게 이쯤에서 교정과 관련된 단상은 중략을...
*마르바 던의 친구가 쓴 편지글 ([희열의 공동체] by 마르바 던 中)
네 우정은 정말 귀한 선물이야. 그 우정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돼. 왜 다른 세상 사람들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지 않느냐고 사람들이 비난할 때는 가장 낙심이 되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내가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 입장에 대해 과연 이렇게까지 애써 고수할 가치가 있는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하지. 하지만 그때마다 너도 지금의 나처럼 이런 사고방식과 비난과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이 길을 계속해서 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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