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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밑줄을 긋다... 사진은 언젠가의 Seoul Int. Book Fair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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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13. 15:05 ♥추/억/일/상-일기♥

2008.09.12-13

오지않는 추석선물, MP3를 기다리며 급격히 다운되어버린 심정, 꿈 속에서도 MP3 때문에 뒤척뒤척. 기대는 사람을 피폐하게 해. 언젠가 쏟아버린 반쪽 자리 알약이 이불 속에 굴러들어와 있었는지 손 끝에 닿아. 버려졌던, 잊혀졌던 알약을 주워들어 요 한 켠에 있는 책더미 위에 올려놓고는 오늘 아침은 이 아이에게 존재 의미를 주자고 몸 속으로 흡수시키곤 뒤늦은 아침을 시작해.

이상하지? 일상에서 벗어난 명절이나 휴일의 나날들은 몸도 맘도 무기력해져버려. 즐거움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기운 속에 혼자 버려진 느낌... 할 일도 있고 읽고 싶은 책도 있고,영화도 보러 가기로 했고, 연극도 보기로 했고, 가고픈곳도 있는데,빙그레 웃게 만드는 추석맞이용 문자들도 나를반기는데 왜 이리 마음한 켠은 허전할까? 이럴 때마다 cactus님의 그림이 떠올라. 가슴이 뻥 뚫린 '空'의 사람이...

다, 다, 어제 수술실에서 누군가 틀어놓은 리메이크 노래들 모음 때문이야. 늘 정신없고 버라이어티했던 희사마(?)의 수술이 어제따라 평온했고, [어제처럼]이라던지, [사랑과 우정사이]라던지 등등의 옛 노래들이 흘러나왔지. 눈으로는 수술진행 상황을 보며 머릿 속은 옛노래 속에 풍덩풍덩. 목소린 모르는 가수들인데 노래는 분명 아는, 그러니까 나이든 게 이런데서도 느껴지는 건 리메이크 노래의 원가수들의 이름과 그 분위기를 리메이크 곡보다 더 친숙하게 느끼며, '아 이건 J의 노랜데 joo는 누구야?' 라고 생각하거나 '피노키오 노래를 언제 브라운 아이즈가 리메이크했나?'라고 격세지감을 느낄때.

그래서 연휴시작의 분위기랑 퇴근 길 가을밤의 병원 정취랑 어울려서 맘이 싱숭생숭해진게지.또 달은 왜 그리 밝은지! 보름달도 아닌것이 한 켠이 이지러진게 또 은근 쓸쓸했달까. 그래서 거기서부터 생각이 달린거야.

'쓸쓸해도 외로움을 길바닥에 줄줄 흘리고 다니고 싶진않아.'라고 표현 못하는 소심함을 이상한 자존심으로 정당화하기도 하고. '말하지 않아도 넌 그냥 눈빛만으로 날 편안하게 해.'란 넥스트의 노래 속 그 눈빛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해 보다가 [토지]의 용이 생각 한 자락이 떠올랐지.

'마음을 말로는 다 못하지 골백분을 말해 보아야 그럴수록 마음과는 딴판이제.'

그렇게 딴 판이라도 또 표현해야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단 생각도 들고. 고집스레 표현을 거부하는 자신을 생각하다가 언제가 보조원님이 내게 한 말이 또 떠올랐어. '일이 바쁘면 다들 막 드세지고 뭐라고 하는데 선생님은 똑같아요.' 변하지 않고 그 자리의 그 성격을 늘 지니려고 하는것도 내 고집인게지. 아무래도 자기보호 본능보다 내겐 자기보존 본능이더 강한가 보다. 보호하려면 바뀌어야 하는데 상처받더라도 같은 모습이고 싶은. 진짜 에고그램 대로 햄릿형이야. (무시하고 생각안하려고 했는데 나 정말 다른 사람 말 깊이깊이 뭍어두고 곱씹는 성격인가보다;;)

결론은 자기비하? -_-;;; 자막 만들러 교회나 가야겠다. 생각해 보니 이 우울의 전조는 오후예배 자막 안 만들어서 신나하다가 부탁받고 대 예배 자막 만들게 된 때 부턴 거 같다. 빨리 해버려야지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을 듯;;

posted by reml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