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병원 선생님들 중에는 엄마들이 많다.
본인의 아이들에 대해서 사랑스럽다는 듯이 이런저런 얘기를 쏟아내시는데,
그 중 오늘 들은 말.
"세살이랑 네살짜리 애들이 서로 얘기하는 거 보면 재밌어요."
첫째가 '엄마! 감정이 뭐야?'라고 물었는데,
옆에 있던 둘째가 '감자? 그거 맛없어.'라고 말하더라고,,,ㅎㅎ
갱의실에서 잠깐 들은 이 말에 '샘~ 걔사오정 아녜요?'라고 묻고 싶기도 했지만,
모르는 단어니까 세 살짜리가 아는 단어로 바꿔서 들은 거겠지라고 혼자 생각하다가,
그렇담 난 감정을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싶어졌다.
잘못 듣고 한 말이지만 '그거 맛없어.'가 그 아이에겐 어쩜 제일 적절한 설명이 아니었을까.
아이들은 감정의 맛을 모른다, 그래서 순수하다.
2.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있는 계단을 오르기 전의 골목길은 동네아이들의 놀이터다.
주변의 건물과 풍경은 바뀌었는지 모르지만 내가 어렸을 때도, 지금도 그 사실은 같다.
퇴근길, 어둑어둑해지는 하늘과 밥하는 냄새와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만 어우러져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뭔가가 솟아나오는 듯 형용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이런게 노스탤지어라 부르는 감정인가.
오늘 아이들이 하고 있는 놀이는 고전중의 고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어라, 그런데 이게 계단으로 다가가며 자세히 들어보니 '무궁화'가 아니다.
"고구마 꽃이 피었습니다." 휙~ 여자 아이가 한 번 고갤 돌리고 원상복귀해 다시 하는 말.
"사과 꽃이 피었습니다." 엥~ 계속 이상한 꽃들만 펴대는 거야? 다음엔 무슨 꽃일까 궁금해서 귀를 쫑긋.
반복해서 피는 고구마 꽃과 사과 꽃들...
이런 것도 세대차이인지, 언제부터 무궁화 꽃이 아닌 다른 꽃이 피는 놀이로 바뀌었는지,
그 아이만 그리 부르며 노는 건지, 그런데 사과꽃은 들어봤지만 고구마 꽃은 뭐야?
있긴해? 지식검색 함 해봐야겠네... 역시나 어른은 이해하기 힘든 아이들의 세계.
보태기.
찾아봤습니다. 고구마꽃. 아래 링크에 있는 글 읽어보니 나름 의미심장한 고구마꽃의 뜻. 설마, 아이들이 이 뜻까지 알고 이런 놀이를 한 건 아닐테지...;;
http://kin.naver.com/open100/db_detail.php?d1id=6&dir_id=601&eid=iiIYEDWZRqKjAGbQ2rSy/YtXCQfo9Qlm
같이 찾아 본 '감정'의 사전적 뜻
[명사]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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