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이 있는 두 아이템.
장마철을 싫어라 하지만
이 둘을 즐기기 위해 비를 기다린다.
비 오는 날, [소중한 날의 꿈] OST를 '톡톡톡' 빗방울과 함께 들으며
마르탱 파주의 [비]를 읽기를...
둘이 나란히 들어 있는 택배를 받고 자정이 다가오는 시간에땀을 줄줄 흘리며 온 방을 뒤졌다. 그러니까 [소중한 날의 꿈]이 한참 기획, 제작 중일 때 시카프에서 받아 온 수첩과 사진이 어딨는지 찾으려고. 찾다보니 '연필로 명상하기' 명함도 나오고 그 시절 도서전과 시카프와 ACA 등등에서 모은 팬시들이 우루루 쏟아져서 옛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한참 만에 사진들 모아놓은 곳에서 드디어 예전 캐릭터로 보이는 이랑과 철수 사진 발견. 사진에도, 수첩에도 씌인 문구는 'Dinosaur & I'. 소꿈의 부제처럼 제목 밑에 계속 노출되어 있는 게기획부터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었던 듯 하다. 마지막 여행 장면에서 등장하는 공룡과 이랑의 꿈 속 장면이 핵심 장면이었음을 증명하듯이. 영화 속에서도 제일 신경쓴 게 분명해 보이는 영상이었고 멋진 멘트들이 우르르쏟아져 나왔던 장면이니. 그리고'Greendays'는 아마도 영문판이란 게 있다면 그 제목일 듯 하다. 사이트 주소로 사용한 것도 그런 뜻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또 OST엔 저 두 영문을 제목으로 갖고 있는 노래들이 있으니 저 두 영어는 소꿈의 핵심사상?
수첩을 휘리릭 넘기면 공룡과 함께 달리는 이랑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옛날 공책에 한장씩 낙서해서 넘기면 꼭 그림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듯이. 몇 년 전에 이 수첩을 받았을 때는 이게 뭘까 싶었는데 영화를 보고 난 후에서야 무슨 의미인지 짐작이 갔다. 역시 사진에도, 수첩 뒷면에도 적혀있는 다음 문장이 그 뜻.
내가 손댈 곳 하나 없어 모든 것이 가득 차 있는 세상.
조급해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내 손으로 무엇인가 흔적을 남기고 싶다.
4만 킬로미터의 이 지구에!
공룡 발자국과 달리는 이랑과 날고자 하는 철수의 꿈과 가지않은 길에 대한 수민의 낭송 시를 포괄하는 문장.
아래에 [소중한 날의 꿈]을 보고난 후적은메모를 덧붙여 본다.
툭툭 올리던 빗방울이 톡톡 잦아진 6월의 마지막 토요일 아침 조조영화를 봤습니다. 흔히 이야기 하는 꿈과 사랑과 우정에 대한 애니였는데요, 흔하기 때문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거란 생각을 놓치곤 하는 소망, 사랑, 믿음에 대한 이야기 이기도 했지요. 상영 후 두 문장이 맘에 맺혔어요.
1. 연약하고 어린 공룡의 첫발자국이 마지막까지 남겨지지 않았을까.
화석으로 남는 게, 세월을 견뎌낸 게, 꼭 크고 강하고 첫째 가는 공룡의 발자국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2. 이야기 함으로 목적이 생겨나고 그 꿈을 다져갈 힘이 생긴다고.
그래서 세상엔 말할 사람도, 들어 줄 사람도, '서로'가 되어 줄 공동체도 필요하다고. (마침 이쯤 읽던 목삶의 내용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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